9월 중순을 넘기니 아침 저녁 날씨가 꽤나 쌀쌀해졌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 시원하니 캠핑이 고픈 계절이 왔습니다.
기온차가 크면 산의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기 시작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쌀쌀해진 저녁에 불멍을 하면 마음이 평온해 집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필요해지는 캠핑 장비가 하나 더 있죠? 바로 난로입니다. 난로에도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크게 등유 / 가스 / 전기 난로로 나뉘어 집니다.
가스 난로는 휴대성이 좋지만 발열량이 크지 않고 산소를 빨리 소모해 취침에 사용 시 상당히 위험하기도 하고, 전기 난로는 전기 사용이 필수이고 전력 소모량이 높기 때문에 캠핑장 사용 시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캠핑 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난로는 바로 "등유 난로" 입니다. 등유난로에서도 크게 대류식 / 반사식 / 팬히터 등유난로 이렇게 크게 3가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류식 등유난로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형태이고 대표적인 제품이 파세코 및 토요토미 제품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높은 열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대류현상으로 온도를 올려준다고 해서 대류식 등유난로라 불려집니다.
그 다음은 반사식 등유 난로이며 위 대류식 난로와 방식은 비슷하지만 열량 주위로 반사판이 설치가 되어 특정 방향으로 열량을 집중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팬히터가 있는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팬이 설치가 되어 난로에서 뜨거운 바람을 앞 방향으로 쏴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징은 팬이 있기 때문에 전기 연결이 필수입니다.
오늘 설명은 위에서 설명한 등유난로중에서도 팬히터(Fan heater)에 대해 남겨보려고 합니다. 등유난로인 팬히터를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초보자 입장에서 팬히터의 장점과 단점을 먼저 알고 가야겠습니다.
특징
팬히터는 안쪽에서 등유를 연소시켜 그 열기를 팬(fan)으로 불어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고 위에서 설명했는데요. 이 때문에 반드시 전기가 필요합니다.
처음 등유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도 전력이 필요하고, 팬에 있는 모터를 돌리기 위해서도 전기가 항상 필요한 구조이지요. 이 말은 일반적으로 전기함이 있는 오토캠핑에는 적합하지만 일반적인 노지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는 의미입니다.
전기가 있는 오토캠핑을 하신다면 이는 단점이 될 수 없지만, 노지에서 캠핑을 즐기신다면 이는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성
하지만 일반적인 대류식 난로는 별도의 팬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뜨거운 열기는 위로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요. 이 때문에 온기를 텐트 전체에 퍼뜨리기 위해 반드시 서큘레이터나 실링팬이 필요하게 됩니다.
대류식 난로도 제대로 된 난방 효율을 위해서는 결국은 전기의 힘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팬히터의 경우는 뒷부분에 팬이 설치가 되어 전면 방향으로 온기가 쏴지기 때문에 별도의 서큘레이터나 실링팬(타프팬) 없이도 열기의 방향을 사용자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 캠핑을 해보면 알 수 있지만,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바닥에 앉아 있거나 취침을 할 때에는 앉아 있을 때와 다르게 많이 춥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류식 + 서큘레이터의 조합보다는 팬히터하나만 가지고 다니는 것이 수납이나 사용면에서 더 간편하게 캠핑을 즐길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안전성
그리고, 난로가 뜨거운 열원이라 캠핑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자녀의 안전이 제일 걱정이실텐데요. 대류식 난로보다 팬히터가 안전면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대류식 난로는 위 상판에서 물을 끓일 수 있을 정도로 고온이라 거의 불판과 같습니다. 그렇기에 살짝만 잘못 만져도 화상의 위험이 항상 있습니다.
겨울 캠핑은 상당히 건조한 환경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대류식 난로 위에 가습효과를 위해 물을 끓이는 경우도 많은데요. 오히려 대류식 난로 위에 주전자 등을 얹어 놓고 사용하는 것이 화상을 입는 더 큰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에 팬히터의 경우는 안쪽에서 이미 연소한 공기를 팬으로 내보내는 구조라 막상 바람이 나오는 곳을 만지면 뜨겁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만지지만 않으면 아이들에게 위험하지 않습니다.
편의성
대류식 난로의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난로안의 연료심지를 얼마나 노출시켜 연소시키느냐로 온도조절이 가능합니다. 즉, 사람이 심지 높이를 다이얼 스위치를 통해 직접 조절해야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아주 동계라면 최대치로 올려놓고 그냥 쭈욱 사용하면 되지만, 간절기나 그렇게 춥지 않은 동계의 경우에는 종종 조절해서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팬히터의 경우는 전기로 작동하는 난로이기 때문에 온도를 디지털로 설정해 놓고 알아서 그 온도에 맞게 연소세기와 팬의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줍니다.
덕분에 실내 온도를 특정 온도에 맞춰 놓으면 알아서 조절이 되기 때문에 춥거나 더울 때마다 직접 수동으로 심지를 조절해 온도를 맞춰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편합니다.
공간 활용성
대류식 난로는 난로의 전체 면(옆면과 윗면)이 뜨거워 지는 방식이라 확실히 난방 효율면에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면이 뜨겁다 보니 텐트 벽면에 붙여 난로를 둘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다가는 텐트 스킨이 손상되겠죠.
하지만 팬히터는 안전하게 안쪽에서 연소해 전면의 바람으로 난방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텐트 스킨에 붙여 놓아도 괜찮습니다.
즉, 대류식 난로는 텐트의 가운데 위치해서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텐트의 사이즈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가운데에 난로를 두게 되면 텐트의 공간 활용이 어렵습니다.
반면에 팬히터는 벽면에 딱 붙여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깔끔하게 정리가 되고 텐트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텐트는 지붕의 물이 흘러내려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텐트 가장자리로 갈수록 높이가 낮아질 수 밖에 없는데요. 가운데 난로가 버티고 있으면 이동시 높이가 낮은 쪽으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의외로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애러 코드
아무래도 난방기구는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의 애러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캠핑을 하면서 실제 본 메세지는 대부분 "E01 : 진동"과 "E03 : 연소중단" 이었습니다. 난로를 이동하기 위해서 움직이다 보면 바로 E01 애러메시지가 나오고 작동이 중단됩니다. E03은 철수 시 나머지 연료를 다 소모하기 위해 켜 놓으면 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 "E09 : 내부과열" 보여지는데요, 철수할 때 한 낮 뜨거운 태양 아래에 연료를 소모하기 위해 최대치로 작동했더니 E09 메세지가 나오면서 꺼졌습니다. 아마도 내부과열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참고 사항
후면에는 팬이 내장되어 있고 그 외부에는 촘촘한 구멍이 있어서 큰 먼지가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설명서에도 나와 있지만 계속 먼지를 청소해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캠핑장 사이트의 소비전력을 통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래 규정이 600W라 규정하고 있으니 그에 맞춰서 장비를 세팅하는 것이 난감한 상황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팬히터의 경우 소비 전력이 450W 이지만 점화할 때만 높은 전력을 소비합니다. 때문에 점화시에만 다른 온열기를 끄시고 점화 후 연결해서 사용하시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팬히터 + 전기장판의 조합으로 600W에 맞춰서 사용해 따뜻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철수 시에는 가급적 내부에 남은 연료를 다 태우고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팬히터 내부에 남아있는 등유가 차량이 이동할때 기울기나 충격으로 부터 연료가 새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 캠핑의 경험을 바탕으로 등유난로인 팬히터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습니다. 팬히터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은 남겨주시면 최대한 답변드릴게요.